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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알아보기-부동산 강제집행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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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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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최근 너무 답답한 일이 생겨서 술이 늘었다. 임차인이 계속 월세를 연체한데다 보증금도 모두 공제되서 나가달라고 했지만, 임차인은 막무가내로 눌러앉았다. 결국 부동산 인도소송(과거 ‘명도소송’) 승소판결을 받은 A씨, 일이 다 끝난 줄로만 았는데 임차인은 나몰라라 계속 살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변호사 사무실에 상담을 받아봤더니 ‘강제집행’을 해야만 내보낼 수 있단다. A씨는 결국 다시 돈을 내고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1달이 지나 집행관이 임차인을 내보냈고, A씨는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다시 임차인을 들여 달라고 했다. 그런데 웬걸, 집을 보러 고객을 데려갔더니 사람이 있었다고 중개사가 항의를 한 것이다. 뒷소문을 통해 알고 보니 강제집행으로 내보낸 임차인의 친구였다.

 

억울해서 경찰에 신고도 하고 집행관 사무실에 민원도 넣었는데 너무나도 황당한 답을 들었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은 인도소송 판결의 피고도 아니니 새로 판결을 받아야만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A씨는 다시 집에 눌러앉은 이름 모를 사람을 상대로 인도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대법원 86다카1683 사건의 사례를 재구성함).

 


- 소송에서 져도 버티는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원의 판결이 선고되면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만 생각하고 안심한다. 하지만 원고 승소판결은 원고에게 권리가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일 뿐이다.

 

부동산 인도도 마찬가지다. 판결을 받고 알아서 나간다면 좋겠지만, 스스로 나가길 거부한다면 결국 ‘인도집행’을 신청해야만 한다. 집행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소 확정판결문 또는 적어도 1심에서 승소 판결문을 받고 그 판결문에 ‘가집행’이란 문구가 있어야만 한다(민사집행법 제24조, 공정증서로 강제집행을 받아들이겠다는 것도 가능하다. 단, 임대차의 경우 6개월 전에만 작성할 수 있다-공증인법 제56조의3조).

 

그런데 이 강제집행은 판결문에 표시된 피고에게만 실행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5조 제1항). 소송의 피고가 아니었더라도 재판의 변론이 끝난 뒤 피고로부터 부동산을 넘겨받은 사람 들에게는, 이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면 승계집행문 신청이란 제도를 통해 별도의 인도소송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31조 제1항). 따라서 피고가 판결 선고 뒤 사망했다면, 그 상속인들에게도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제도에 여전히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위 법률의 조항을 꼼꼼히 읽어보면, 재판의 변론이 끝나기 전에 집에 들어와 있는 사람한테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재판이 끝나고 점유하기 시작한 사람이라 해도, 소송의 피고와 관련이 있는지를 입증하지 못하면 결국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

 

이런 경우 강제집행을 담당하는 집행관(각 지방법원에 집행관 사무실이 있다)은 집행불능을 선언하고 돌아가버리고 만다. 현재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들이 피고로 명시된 판결문을 받아와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이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사람이 무한정 확장할 수 없다는 민사소송법, 그리고 강제집행은 판결문의 효력이 미치는 사람에게만 할 수 있다는 민사집행법의 구조상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다. 이는 판결이 아닌 명도단행가처분을 받아도 마찬가지로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물론 이렇게 법망을 피해가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 한 번의 소송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 가처분

 

이 같은 문제를 막고, 한 번의 인도소송으로 문제를 종결시키려면 피고에게 점유이전금지가처분부터 제기해야 한다. 이 가처분 결정을 받아 집행관에게 집행 신청을 하면, 집행관은 해당 부동산에 찾아가 채무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넘길 수 없다는 문서를 부착하는 등의 절차를 취한다. 이후에 채무자가 임의로 이 고시문서를 떼어버리는 등 훼손하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형법 제140조 제1항, 대법원2003도8238 판결 사건).

 

채무자가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받고 나면, 이제는 제3자에게 함부로 점유를 넘겨줄 수 없다. 그래도 제3자가 점유를 넘겨받았다면, 인도소송을 다시 하지 않고 승계집행문을 받아 바로 강제집행을 그 제3자에게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1조 제1항, 대법원 98다59118 사건).

 

<tip box>

· 신속한 강제집행을 위한 방법 : 강제집행을 하기 위해선 승소판결문 외에도 요건이 몇 가지 더 있다. 판결문이 피고에게 송달되어야만 하고 법원에서 발급해주는 ‘집행문’도 필요하다(민사집행법 제39조 제1항). 판결문 송달이 된 뒤, 송달증명원을 법원에서 발급받아 집행문과 판결문 정본을 갖추어 집행관 사무실에 강제집행을 신청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채무자 중에는 최대한 집행을 늦추기 위해 판결문 송달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신속한 송달을 위해 법원, 집행관 사무실에 추가 비용을 내고 특별송달을 신청해 야간이나 주말에 송달을 요청하고, 그래도 송달이 안되면 법원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하는 공시송달을 거쳐야만 한다(민사소송법 제194조, 195조). 이처럼 송달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송달이 되기 전에도 받을 수 있는 집행문부터 발급받아 송달과 동시에 집행을 신청하는 것이 신속한 강제집행을 하기 위한 방법이다.

**위 칼럼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월간지 '사학연금' 2020년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http://tpwebzine.com/page/vol405/view.php?volNum=vol405&seq=15